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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써주신 글에 장황하게 달린 댓글들 마지막으로, 치졸한 변명을 들어주실 마음이 있으시다면 잠깐 읽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속이 이토록 파고들어진 것은 오랜만입니다. 만약 이어서 당신이 온 마음을 다해 제가 망신당하고 끝내는 사라지길 원하는 게 아니라면, 단지 순간의 상처에 대한 반향으로써 제게 말해주셨던 그 내용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어른이 된 지 너무나 조금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제가 생각하는 것만큼 오래 산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글쓴 내부거울(222.112) 아시기를 바라건대, 저는 커뮤니티에서 결코 직설적으로 타인을 비방하는 메시지를 쓰지 않습니다. 그것이 제가 기계적으로나마 제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선이니. 당황하여 아무렇게나 댓글을 쓰다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키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차라리 저는 명확히 저를 가리키지 않는다면 어떤 비난도 하지 않는 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글쓴 내부거울(222.112) 그리고 마지막으로, ‘천박하고 감성적이지 못하고 유년기의’는, 저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그런 인간이었던 어린 시절에 대해 말하며, 내가 그런 시절 속에 남아있었다면 그랬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려 했습니다. 결국 당신이 상처를 입은 부분은 여기인 것 같네요.
어두운 마음들 역시 그저 내가 묻어왔던 어두운 마음에 대해 순번을 매겼을 뿐, 이어지는 소설이라거나 하는 게 아닙니다. 다른 모든 것도 마찬가지로, 그저 시간상 순번을 매겼을 뿐 서로 아무런 관련도 없습니다. 변명하기는 정말 몸서리쳐지는 일이지만, 대부분 서사를 신경쓰지 않은, 비유를 위한 연습이라, 현학적으로 보였다면 저는 오히려 조금 기쁩니다.
@소진되어 나를 괴롭힘으로써 변태적이더라도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다는 근거 없는 확신에서 기쁨을 얻고 싶습니다. 극단적으로 표현한다면. 그래서 난 무엇을 해야 할까요?
내가 여기에 제목, 순번으로 적었던 것들은 모두 제목에 대한 감상입니다. 녹청색_00은 녹청색에 대해 쓴 첫 번째 글입니다. 순번은 이어지지 않아요.
@소진되어 당신의 말을 듣고 돌이켜보니, 나의 글을 이루는 한 문단, 한 문장, 한 단어, 한 글자마다 역겨운 선민의식의 여지가 배어 있는 듯합니다. 내가 말한다면, 나는 최소한 피해망상이 안전불감증보단 낫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 둘 중 적절한 위치를 찾을 만큼의 재능이 없다면. 슬픈 일이지만 나는 타인에게 고통을 줌으로써 나까지 괴로워하기보단,
@소진되어 과연 나는 나의 편향된 취향을 드러내는 것이, 그러한 취향을 갖지 않은 다른 이들에 대한 모욕이자 우월감 표시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던 걸까요?
그랬다면 나는 아직도 참 멍청한 인간입니다. 하지만 최소한 나는 그런 멍청함에서 빠져나오려고 하는 일체의 시도를 고통과 부끄러움으로써 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신 덕분에요.
@소진되어 그런 수준이라면 나는 아무리 타인이 상처받길 원치 않는대도 결국 걷는 걸음 하나하나, 내뱉는 단어 하나하나로 누군가의 살점을 찢고 짓이기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글을 쓰는 것입니다.
그런 글에 의미가 있을까요?
없음을 보여주셔서, 나는 죄송하다는 사과와 함께 감사하다는 마음도 전하고 싶습니다.
@소진되어 그런 점에 대해선 너무나도 죄송스럽습니다. 어떤 글을 써야 타인이 기뻐하겠느냐, 내가 칭찬을 받겠느냐, 나의 글을 사랑할 수 있겠느냐. 외부적으로 보여진 나의 사정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그저 타인이 알 리도 없는 나의 내면 속 덩어리를 약간의 포장이나 가공도 없이 던져놓고선 아무도 상처받지 않길 기대했다니.
@소진되어 그리고 결국 내가 아무런 생각도 없이 던진 질문에 누군가가 상처를 받았다는 것은, 그 사람이 예민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질문에 아무런 생각도 담지 않을 만큼 경솔했던 나 자신을 탓해야 할 일이라는 것입니다.
@소진되어 나는 평생 선민의식을 증오하며 살았습니다. 광합성하는 식물과도 같이, 자존감의 고양과 기력의 보충을 위한 선민의식에 의지하며 살아간다면 결국 그것은 정말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손사래를 침이 오히려 타인에게는 더욱 구역질나는 위선으로 보였다면, 나는 쓰레기다. 광합성도 뭣도 아닌, 타인에게는 그저 구더기나 모기일 뿐이다.
@소진되어 상처를 준다면, 그것은 좌절되었다는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도록 나를 몰아갑니다. 끝내 나는 선민의식과 우월감으로부터 도망치고 몸부림치려고 했음에도 그 와중의 사지를 휘적거림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준 것입니다. 나는 오늘 다시 그 공포를 느꼈습니다. 내가 의도하지 않은, 그러나 너무나도 명확한 타인의 상처에 대해 해명해야 하는 것의 공포.
@소진되어 나는 글을 써 온 이래로, 내가 싫어하는 것들을, 내가 증오하는 사람들을, 경멸하는 취향을, 혐오하는 행동을 이해하고 납득하는 데 온 힘을 쏟아부었습니다. 그것만이 끝내 사람은 타인을 낮잡아보고 무시함으로써 얻는 자부심과 선민의식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에게서 도망칠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견해에 대한 설명이 오히려 타인에게 비슷한 맥락에서
@소진되어 정말로 나는 사람이 어떤 식으로 상처받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처에 대한 반응은 죄가 아니란 것을, 심지어는 원망스럽게조차도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주시기를 바랍니다. 나의 글이 당신에게 상처를 주었다면, 결과적으로 나는 인생을 바쳐 온 노력의 실패를 다시 한 번 마주한 것입니다. 끝내 내가 받은 상처를 타인에게 떠넘긴 것밖에는 되지 못하니.
@소진되어 그래서 만약 나의 글이 누군가로 하여금 선민의식에 대한 역겨움이라는 직설적 표현을 쓰도록 만들 만큼 적개심과 증오심을 불러일으켰다면, 그러니까 그 누군가의 내부에서 결국 내가 한 순간이라도 증오받는 적이 되었다면, 나는 결코 기뻐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누군가는 내면적으로 그러리라고 생각했지만, 외면으로까지 돌출될 정도였다면, 나는 기뻐할 자격이 없습니다.
@소진되어 나의 게임에 대한 협소하고 처량한 취향이 끝내 어떤 각도의 언어로라도 누군가에게는 선민의식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았습니다. 그러나 만약 우월감과 선민의식에 대한 나의 공포를 구구절절 늘어놓는다면 사람들은 나를 싫어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조차도 나의 두려움을 자랑스레 여기지 못하는데.
차라리 나라도 입을 크게 벌리고서 떠오른 모든 것을 주워섬긴다면 그나마 내가 타인에게 상처 주는 것을 비참하게 여긴다는 것, 심지어는 타인의 수준을 낮춰 잡음으로써 얻어지는 자부심과 우월감으로 기뻐하는 것을 치욕스럽게 여긴다는 걸 누군가 알아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나의 글이 결국 선민의식으로 비쳐졌다면, 나의 글은 실패한 글입니다.
말씀하신 바에 대해 잘 알았습니다. 나는 평생토록 결과적으로는 우리가 어떤 이유에서든지 서로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또는 부정해내지 못해서 슬퍼했습니다. 나는 파고든다면 과도한 심취와 집착으로써, 떨어진다면 선민의식과 현학성으로써 비판받을 수밖에 없는, 나의 궁핍한 글을 포기하지 못해 여기에 왔습니다.
@ㅇㅇ 죄송하지만, 조금 길어질 것 같아서, 예상하시는 것보단 오래 걸릴 것 같네요.